한 줄 줄거리 : 주인공인 페니가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다양한 꿈 제작자들로부터 꿈을 받아 그 꿈을 팔고, 손님들에게 꿈값을 감정 형식으로 받는다.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달러구트 꿈 백화점> P. 32
페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관련한 책인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를 읽고, 면접을 보러갔다. 그 책에는 상점가의 시작, 도시의 탄생, 백화점의 기원이 담겨있었다. 시간의 신이 자신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3명의 제자에게 과거, 현재, 미래를 나눠 맡기기로 한다. 첫째는 미래, 둘째는 과거였지만 셋째는 모두가 잠든 시간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첫째와 둘째로부터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시간의 신은 셋째에게 잠든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 셋째가 잠든 시간 동안 꿈을 통해 ‘연약한 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경솔한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떠올릴 수 있게’ 했다. 이 이야기가 바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기원이자, 달러구트의 조상이 셋째 제자이다.
꿈은 꿈일 뿐,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지만, 꿈으로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한다. 비록 꿈의 대부분은 일어나자마자 사라지기 일쑤고, 기억이 나더라도 개연성이 없지만 그 꿈은 나의 무의식으로 이뤄진다. 그렇기에 꿈의 이야기도 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어떤 주제인지는 명확하게 깨닫지 못하지만, 어제의 꿈이 내일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키가 될 수도 있으며 오늘의 꿈이 어제의 후회를 말끔히 사라지게 해줄 수도 있다.
이 대목을 읽고, 어쩌면 우리도 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처럼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꿈 속에서 내가 원하는 꿈을 사서 그 꿈을 꾸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된다면 로또 복권 당첨 번호를 알려달라는 꿈을 사겠지만, 아쉽게도 달러구트에선 그런 꿈은 팔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손님들께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이겨내고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죠.
<달러구트 꿈 백화점> P.146
트라우마가 담긴 꿈을 자꾸 꾸는 손님들이 꿈 백화점에 불만을 품고 달러구트를 찾아왔다. 하지만 이 꿈은 모두 <구매 확정 서약서>로 구매자와 판매자의 동의를 얻어 판매를 한 것이다. 즉, 손님들이 원해서 트라우마가 담긴 꿈을 산 것이다. 트라우마가 지속적으로 꿈에 나오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정신 수련과 반영구적인 자존감 상승을 원하는 손님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꿈은, 자고 일어난 후 긍정적인 감정을 느껴야만 대가가 지불된다. 그렇기에 불만을 느끼고 달러구트에게 따지러 온 고객들은 감정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계약을 철회하고 갔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그 트라우마에 직접적으로 맞서기 위해 서약서를 유지했다. 후자의 사람들은 다시 그 꿈을 꾸게 되었지만 ‘그래, 내가 그런 일까지 겪었는데 뭐가 두렵겠어? 그때 이겨 낸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자 그 이후로 그 사람들에겐 트라우마의 꿈이 나타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트라우마는 있다. 트라우마까진 아니더라도 잊고 싶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린 이 모든 것을 잠깐 잊고 산 채, 혹은 억지로 잊은 채 살고 있다. 달러구트의 말처럼 우린 과거의 일에 얽매여 있는 게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아직도 과거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사는 지금, 그 힘든 일을 모두 극복하고 살아가고 있다. 극복했다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니 좀 더 용기를 내고 살 길 바란다.
모두가 제 꿈을 꾸고 극한의 자유를 느꼈다는 찬사를 보낼 때, 어린 저는 자유의 불완전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바다를 누비는 범고래는 땅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하늘을 나는 독수리는 바다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정도와 형태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생명은 제한된 자유를 누립니다.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달러구트 꿈 백화점> P.215~216
올해 최고의 꿈을 뽑는, 영예의 그랑프리의 수상자인 ‘킥 슬럼버’는 한 쪽 다리가 불편한 꿈 제작자이다. 자신이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만들기 전에는 내가 가진 한계에 대해서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진 자유를 생각하니 이런 나는 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쪽 다리가 없어 매번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다, 반대로 절벽을 딛고 날아올라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훨훨 나는 꿈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우리도 내가 갖고 있는 결함, 부족 등에서만 생각하며 갖고 싶어하는 어떤 것에 욕심을 느끼며 그것을 좇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난 왜 다른 사람처럼 그러지 못하지?” “난 왜 이게 부족할까?” 하면서 말이다. 가질 수 있는 확률이 극히 적은데도 말이다. 그럴 땐, 오히려 갖고 있는 한계를 역이용해서 이 한계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혹은 단점이나 부족한 점이 아니라 장점과 능력에 집중을 하면 된다. 아주 작은 장점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 장점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내가 갖고 있는 콤플렉스에 대해 잊게 된다. 아니면 ‘콤플렉스가 있으면 뭐 어때? 난 나대로 괜찮은 사람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콤플렉스라는 건 나 자신에 대해 뚜렷한 확신이 없을 때 더더욱 스스로 부각시키는 것 같다. 내가 자신감이 있고,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콤플렉스는 없어지지는 않지만 신경쓰지 않게 된다.
이 대목을 통해 나의 부족한 점을 찾으려고 애쓰기 보단,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족한 점은 내가 어떻게 장점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달러구트 꿈 백화점> P.231
요즘 글을 쓰면서 드는 고민이다. 영감은 언제 이렇게 툭툭 나오는 건지. 그래서 일부러 낮 시간 보다는 밤에 글을 더 쓰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낮에 쓰게 되면 억지로 생각을 쥐어 짜내려고 한다. 쥐어 짜내는 글은 확실히 다른 글보다 읽기에 좋지가 않다. 그래서 영감에 대해 굉장히 많이 신경 쓴다.
그러나 이 부분을 읽고 알게 됐다. 낮이냐 밤이냐의 차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내가 얼마나 하고자 하는 일에 고민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영감을 얻으려고 애쓰는 자에게는 절대 오지 않고, 하루의 대부분을 생각하는 데만 몰두하며 시간을 보낸다면 언젠가는 오는 것이다. 그 ‘언젠가’일 때,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대단하게 툭 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다.’라고 느끼는 것이다. 결국엔 내 머릿속에 있는 느낌, 단어, 감정 등등이 막 돌아다니다가 고민의 끝에 퍼즐 맞추듯이 탁탁하고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런 느낌, 단어, 감정들은 내가 깊게 생각하지 않는 이상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래 열중해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들이다.
나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두 번째 방법은…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달러구트 꿈 백화점> P.250
내가 좋아하는 명언이 떠오른다. “삶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원하는 어떤 것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원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또 어떤 일화가 떠오른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건데, 어떤 분은 몇 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내가 잘 할 수 없을 거라고 느껴져 한 공장에 취직을 했다고 한다. 3교대라서 비록 몸은 힘들지만, 200만원 되지 않는 월급이지만 그 돈으로 어머니와 맛있는 삼겹살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한다.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 분은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끼지 못해 공무원 시험에 도전을 했으나, 한계를 느껴 자신이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즐겁게 받아들인 것이다. 참으로 멋진 마인드를 갖고 있으신 분이다. 이 분은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방법을 모두 했지만, 두 번째의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다.
달러구트는 첫째보다 둘째의 방법이 더 어렵다고 했지만, 난 첫 번째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첫 번째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생을 해야 하지만, 두 번째는 정신적으로만 더 큰 고생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이 언제 또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명언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선 그렇다.
‘설렘’은 여간해서는 꿈값으로 받기가 힘드니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 P.291
이 책에서는 설렘의 값을 아주 크게 받고 있었다. 앞에도 설렘의 시세를 확인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통해서 현대인에게 설렘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설렘이란 건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을 하기 전에 겪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었던 업무를 하거나 취미를 하거나 아니면 연애를 시작하거나 말이다. 그러나 매번 똑같은 삶을 겪고 있는 현대인이나 겪을 것 다 겪어 본 사람들에게 설렘을 또다시 느끼게 하기란 쉽지 않다. 이 설렘이란 감정이 희귀하지만, 모두 다 겪어봤다. 경험이 적은 어릴 적에 흔히 겪었던 감정이다.
다 큰 어른이 된 지금, 설렘이란 감정을 느끼기 참 어렵다. 그러나 이 판타지 소설로 설렘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봤으면 좋겠다. 이 설렘이 동기부여가 되어서 또 다른 어떤 일을 실행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지 꽤 되었지만, 다시 리뷰를 읽어보니
잃어버린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기에 입소문을 타며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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